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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일상으로 돌아 가시도록 [이충호 변호사]
추완항소란 무엇인가 — 요건·기간·공시송달·2025년 개정까지 완전 정리 본문

어느 날 B씨의 통장이 갑자기 압류되었습니다. 은행에 문의하니 법원의 강제집행 결정이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B씨는 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소장도 받은 적 없고, 재판기일 통보도 없었으며, 판결이 선고되었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원고가 B씨의 주소를 모른다고 신청하여 소장부터 판결까지 모두 공시송달로 진행된 것이었습니다. B씨는 법원 기록을 열람하고 판결이 공시송달로 이루어진 사실을 확인한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하여 1심 판결을 다시 다툴 기회를 얻었습니다.
추완항소는 자신의 잘못 없이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한 당사자에게 뒤늦게 불복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언제 허용되고, 기간은 어떻게 계산하며, 어떤 서류를 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추완항소란 무엇인가 — 민사소송법 제173조

추완항소(追完抗訴)는 '추후보완항소'라고도 합니다.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에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근거 조문은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입니다.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아 불변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게을리 한 소송행위를 보완할 수 있다. 다만, 그 사유가 없어질 당시 외국에 있던 당사자에 대하여는 이 기간을 30일로 한다."
항소기간은 판결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14일)**입니다(민사소송법 제396조 제1항). 이 기간은 불변기간으로 법원의 재량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습니다. 기간이 지나면 항소권이 소멸하여 판결이 확정됩니다.
그런데 공시송달로 판결이 내려진 경우, 당사자는 판결정본을 실제로 수령하지 못했기 때문에 항소기간 자체가 언제 시작됐는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추완항소는 이처럼 억울한 상황에 처한 당사자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추완항소의 요건 — 책임질 수 없는 사유

추완항소가 허용되려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해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민사소송법 제173조의 '책임질 수 없는 사유'를 "당사자가 그 소송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하여야 할 주의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사유"로 정의합니다.
추완항소가 허용되는 대표적인 경우
소장부터 공시송달로 진행된 경우 — 소장 단계부터 모든 서류가 공시송달된 경우에는 피고가 소송 자체의 존재를 알지 못했으므로, 소송 진행 상황을 조사할 의무 자체가 없었다고 봅니다. 이 경우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인정되어 추완항소가 허용됩니다(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다300266 판결).
불가항력적 사유 — 천재지변, 전쟁, 교통두절 등 당사자가 어떠한 조치를 취했어도 항소기간을 지킬 수 없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추완항소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
소장을 수령한 후 이후 공시송달로 전환된 경우 — 피고가 소장을 직접 수령하여 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았다면, 소송 진행 상황을 법원에서 직접 확인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사 등으로 주소가 바뀌어 이후 서류들이 공시송달된 경우라도 피고에게 소송 진행 상황을 조사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어 추완항소가 부적법합니다. 대법원은 "소송의 진행 도중 소송서류의 송달이 불능하게 된 결과 부득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게 된 경우에는 처음부터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경우와는 달리 당사자에게 소송의 진행 상황을 조사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합니다.
단순한 태만이나 착오 — 스스로 판결문 수령을 미루거나, 항소기간 계산을 잘못하거나, 법률 지식 부족으로 항소를 늦게 한 경우는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아닙니다.
소장부터 공시송달 vs 중간에 공시송달 — 핵심 구별

추완항소 허용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은 공시송달이 소장 단계부터 이루어졌는지 여부입니다.
소장부터 공시송달 → 추완항소 허용
소장부본, 기일 통지서, 판결정본 등 모든 서류가 처음부터 공시송달로 송달된 경우입니다. 피고가 소송의 존재 자체를 알 방법이 없었으므로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인정됩니다.
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다300266 판결은 이 법리를 명확히 하여, 소장부터 공시송달된 피고의 추완항소를 기각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소장부본과 판결정본 등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는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때에 해당하여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 내에 추완항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판결의 법리입니다.
다만 피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달리 판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고가 송달장소를 허위로 신고하거나 의도적으로 송달을 회피한 경우입니다.
소장 수령 후 공시송달 → 원칙적으로 추완항소 불허
소장을 직접 수령하여 소송의 존재를 알면서도 이사, 주소 변경 등으로 이후 서류가 공시송달된 경우입니다. 소송 진행 상황을 스스로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하지 않은 것은 당사자의 과실로 보아 추완항소가 부적법합니다.
'사유가 없어진 날'의 기산점 — 압류 통보일이 아니다

추완항소는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산점을 정확히 아는 것이 추완항소에서 가장 중요한 실무 포인트입니다.
대법원은 '그 사유가 없어진 날'을 "피고가 단순히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때가 아니고, 나아가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라고 판시합니다.
기산점이 되지 않는 것
통장 압류, 부동산 가압류 통보 등을 통해 판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막연히 알게 된 날은 기산점이 아닙니다. 판결이 '공시송달'로 이루어졌다는 사실까지 확인해야 기산점이 됩니다.
기산점이 되는 것
법원 기록을 열람·복사하여 판결이 공시송달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한 날, 또는 판결정본을 직접 교부받은 날이 통상적인 기산점입니다.
실무에서는 강제집행 통보를 받는 즉시 해당 법원에 기록 열람 및 복사 신청을 하여 판결이 공시송달로 이루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그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기산점 계산에서 단 하루라도 어긋나면 추완항소 자체가 부적법 각하됩니다.
추완항소 절차 — 2025년 개정 포함

추완항소장 제출
제1심 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속하는 항소심 법원에 제출합니다. 형식은 일반 항소장과 같으나, 반드시 사유서를 함께 첨부해야 합니다.
사유서에는 다음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합니다.
- 왜 소장을 수령하지 못했는지 (당시 주소 상황, 공시송달 경위)
- 언제 어떻게 판결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는지
- 언제 판결이 공시송달로 이루어진 사실을 확인했는지
- 확인 후 2주 이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하고 있음
단순히 "몰랐다"는 기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 몰랐는지,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를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기술해야 합니다.
2025년 개정 — 항소이유서 40일 이내 제출
2025년 3월부터 시행된 개정 민사소송법에 따라 추완항소가 받아들여진 경우 항소심 법원은 기간을 정하여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것을 명할 수 있으며,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를 각하합니다.
따라서 추완항소가 허용된 이후에도 40일이라는 기간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절차 순서는 추완항소장 제출 → 법원의 추완항소 허용 결정 → 40일 이내 항소이유서 제출 → 본격적인 항소심 진행입니다.
추완항소심의 특징
소장부터 공시송달로 진행된 경우 피고는 1심에서 아무런 방어도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추완항소심은 1심 판결에 기속되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사실관계와 법률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핵심 요약
추완항소는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항소를 보완하는 제도입니다(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허용 여부는 소장부터 공시송달이면 허용되고(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다300266 판결), 소장 수령 후 중간에 공시송달된 경우는 원칙적으로 불허입니다.
2주 기산점은 판결이 공시송달로 이루어진 사실을 안 날이며, 단순히 압류 통보를 받은 날이 아닙니다. 기록 열람·복사를 통해 공시송달 사실을 확인한 날이 통상 기산점입니다.
사유서는 왜 몰랐는지, 언제 어떻게 알게 됐는지를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합니다.
2025년 개정으로 추완항소 허용 후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하며, 미제출 시 각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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